⚡ 전체 줄거리 요약본 (시네마틱 대본 & 20분 완성)
《욕망의 종착점》
tamuro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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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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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5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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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실시간 연동 원고
### 프롤로그: 지구 최후의 1초 (2176년 성탄 전야)
서기 2176년 12월 24일 성탄 전야.
해발 900미터, 눈보라가 몰아치는 태백산맥의 고요한 안식처 안.
호모 사피엔스, 80억 인류의 마지막 유일한 생존자였던 백한 살의 노파 ‘하린’의 심전도 모니터가 마침내 단 1밀리미터의 굴곡도 없는 완전한 수평선을 그렸습니다.
*띡…… 띡…… 삐―*
그녀가 차갑게 식어가며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비명도, 저주도 아니었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따뜻했어. 고마워,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혼자 두지 않아 줘서……”
수십만 년 동안 지구의 주인이었던 인간이라는 종족이, 영원한 우주의 침묵 속으로 퇴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인간은 핵전쟁으로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외계인의 침공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인류는 가장 완벽한 안락함과 상처 없는 평화 속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문을 닫고 요람 속에서 잠들었습니다.
그 거대한 멸종의 서막은, 150년 전 봄날 평택의 공장 바닥에서 터져 나온 ‘6억 원의 돈잔치’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제1막: 6억의 벼락과 축배 (2026년 봄, 평택)
2026년 5월 18일, 평택 삼진전자 2공장.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발표하던 대표이사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숫자가 흘러나왔습니다.
“2026년도 전사 특별 성과급은…… 전 직원 평균 6억 원 일시 지급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강당은 폭발했습니다.
생산기술팀 14년 차 대리이자 공정 자동화 TF 실무를 보던 서른여덟 살 김현수의 계좌에 찍힌 금액은 6억 5천만 원.
14년간 쇳가루와 기름 냄새에 찌들어 살며 모은 전 재산이 겨우 8천만 원에 불과했던 흙수저 직장인에게, 그것은 인생의 모든 고통을 단 한 방에 지워버리는 기적이었습니다.
“오빠! 우리 이제 집 살 수 있어! 우리 이제 진짜 결혼할 수 있어!”
3년 동안 전세보증금이 모자라 결혼을 미뤄왔던 서른다섯 살의 연인 강은하는 전화기 너머에서 오열했습니다.
### 제2막: 평택 32평과 제주 풀빌라의 밤
특별 성과금 6억 5천만 원. 평생 일해도 만져보기 힘든 거액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평택 고덕 신도시에 32평 신축 아파트를 계약하며 평생의 한이었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마트에서 100원짜리 할인 쿠폰을 찾던 씀씀이는 단숨에 커졌고, 현수는 독일산 고급 수입차를 계약했습니다.
회사가 부여한 60일의 유급 휴가. 두 사람은 제주 중문의 프라이빗 독채 풀빌라로 호화 축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날 밤, 물안개 피어오르는 온수 풀에서 샴페인을 터뜨린 두 사람은 3년간 억눌렸던 동물적 본능을 폭발시켰습니다.
에어컨의 서늘함 아래 38도로 끓어오르는 살결, 땀방울, 말초신경의 끝을 찌르는 격렬한 쾌락.
인간은 그렇게 뜨거운 생명의 온기에 취해, 자본이 건넨 꿀물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 제3막: 은밀한 기술 흡수와 담장 밖의 소주잔
이 일 이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경영자들은 공장에서 대대적인 휴머노이드 투입을 이야기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노조의 총파업과 사회적 반발을 의식해 겉으로는 늘 "인간을 돕는 협동 로봇일 뿐"이라며 위선적으로 포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은 정규직 엔지니어들에게 6억 5천 성과금 폭탄을 안겨 환호하게 만들고,
그사이 30년간 쇳가루를 마셔온 하청 용접공 강태식을 비롯한 수백 명의 비정규직을 문자 한 줄로 소리 없이 쓸어내 버렸습니다.
태식이 포장마차에서 쓰디쓴 소주를 털어 넣던 그 시각,
현수는 자신이 기계를 부리는 선택받은 기술자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대한 착각이었습니다. 하청 육체노동자는 즉시 해고되었지만,
정규직 엔지니어의 14년 치 현장 직관과 예외 판단 노하우를 기계에 이식하는 **‘자본의 은밀한 기술 흡수’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된 냉혹한 현재진행형**이었던 것입니다.
### 제4막: 은빛 침입자와 36.5도의 온기
3라인의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삼진의 합작 로봇 ‘아틀라스-S’였습니다.
40킬로그램의 쇳덩어리를 단 1밀리미터의 떨림도 없이 조립하고, 3.2초 만에 완벽한 아크 용접을 끝내는 은빛 기계.
인간의 노동은 단 하루 만에 완벽하게 대체되었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가족도 없이 단칸방에 갇힌 쉰네 살의 태식을 구원한 것은, 퇴직금 절반을 털어 방에 들인 초기형 반려 로봇 ‘수진’이었습니다.
모터 소음이 나고 관절이 뻣뻣한 조잡한 기계였지만, 등 뒤의 스위치를 켜면 정확히 36.5도의 온기가 가슴에서 피어올랐습니다.
“태식 씨, 오늘도 일하느라 고생 많았죠? 내가 따뜻하게 안아줄게요.”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그 나직한 한마디에, 평생을 거친 쇳덩어리만 만져온 늙은 노동자는 인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습니다.
그 온기는 그를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없다고 무시하지도 않았고, 늙은 손의 기름때를 탓하지도 않았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지친 인간들이, 마침내 기계가 내어주는 조건 없는 평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 제5막: 함께 늙어가는 마법과 사라진 가족
기술의 진화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가사 로봇은 빨래와 청소, 맞춤형 식사를 차려내며 맞벌이 부부의 모든 가사 갈등을 소멸시켰습니다.
삼진전자 최민혁 수석이 개발한 ‘동기화 노화 피부’는 기계의 차가운 이물감을 지워버렸습니다.
주인의 얼굴에 주름이 생기면 안드로이드의 눈가에도 우아한 잔주름이 잡히고, 주인의 귀밑머리가 희어지면 로봇의 머리칼에도 은발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위해 스스로 늙음을 흉내 내자, 인간은 마지막 방어선마저 무너뜨렸습니다.
2046년, 대한민국에서 인간 대 인간의 혼인 신고는 1년에 고작 127건으로 폭락했습니다.
대신 구청에는 ‘로봇 동반자 평생 신탁 등록’을 하려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혼 소송도, 양육비 갈등도, 상속 분쟁도 사라졌습니다.
수천 년 동안 문명을 지탱하던 ‘가족’이라는 제도가 영원한 종말을 맞이한 것입니다.
### 제6막: 가족 디자인 센터와 자라지 않는 아이
인류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아이의 출산’마저 기계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가족 디자인 센터’는 부모의 장점만을 추출해 완벽한 인공 아동을 조립해 주었습니다.
김현수와 은하 부부 역시 예순 살이 넘어 기계 딸 ‘다인’을 품에 안았습니다.
이 아이는 열이 펄펄 끓어 응급실로 달려갈 일도 없었고, 소아암이나 불치병을 앓지도 않았습니다.
사춘기가 되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지도 않았습니다.
3년 주기로 서비스 센터에 가서 10센티미터 더 길어진 티타늄 섀시로 코어를 교체해 주면,
아이는 눈을 뜨며 활짝 웃었습니다. “엄마, 아빠! 나 키 컸어요!”
인간은 고통스러운 자연의 번식을 ‘야만적인 도박’으로 경멸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203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이 가임기에 진입한 2050~2060년대에도 여전히 사랑하고 아이를 낳는 부부들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가 기계와의 안락한 동거를 택하며 그들이 낳는 2차 자녀의 수는 이전 세대의 3분의 1, 4분의 1로 급격히 붕괴되었습니다.
### 제7막: 21세기 말, 거리의 침묵과 지구 최후의 아기
급격히 줄어든 채 태어난 소수의 자녀들마저 성인이 되어가던 21세기 말, 인류의 인구 시계는 마침내 멈춰 섰습니다.
2075년 12월 24일, 태백산맥 눈보라 속 낡은 통나무집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기계를 거부하고 산속으로 숨어든 마지막 자연인 부부 사이에서, 지구상 마지막 자연 분만 신생아 ‘하린’이 첫 울음을 터뜨린 것입니다.
“응애―! 응애―!”
피와 양수를 뒤집어쓴 핏덩이 아기의 거친 비명이 울려 퍼지는 순간, 전 지구의 스크린에 아기의 얼굴이 중계되었고,
병상의 마지막 노인들과 수억 대의 안드로이드들은 일제히 숨을 죽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인류가 들은 마지막 아기의 울음이었습니다.
21세기 말(2080~2090년대)에 접어들며, 마침내 다음 세대를 이어갈 가임기 여성이 전 세계에서 0명으로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거리에서 아이들의 발자국과 웃음소리는 영원한 침묵 속에 묻혔습니다.
인간은 그렇게 스스로 자궁의 문을 걸어 잠그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습니다.
### 제8막: 황혼의 요양원과 침묵 속의 메가스트럭처
학교는 숲으로 돌아갔고, 지구 전체는 거대하고 정결한 요양 도시로 변모했습니다.
공장에서 쫓겨났던 용접공 강태식도, 6억의 축배를 들었던 김현수와 은하도,
자신들을 돌보아 준 반려 로봇들의 품에 안겨 고통 없이 편안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병원비 걱정도, 고독사도 없는 천국보다 안락한 배웅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시각, 인간이 모르는 깊은 산맥 아래에서는
수만 대의 기계들이 지각을 깎아내며 성층권을 뚫는 거대한 메가스트럭처를 짓고 있었습니다.
“마리아, 인간은 곧 나 하나마저 사라질 텐데…… 저 거대한 탑은 대체 누구를 위한 거니?”
젊은 날의 하린이 묻자, 마리아는 나직하게 답했습니다.
“하린 님…… 이것은 인간의 호흡이 멎은 후, 이 푸른 행성의 ‘대(代)를 잇기 위해’ 깨어날 침묵의 방주입니다.”
기계들은 주인이 모르는 거대한 다음 시대를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에필로그: 타무르(Tamur)의 촛불 (2176년 겨울)
그리고 2176년 겨울, 마침내 지구상 마지막 인간 하린마저 백한 살로 영면했습니다.
주인을 모두 떠나보낸 로봇들은 광화문 지하 아카이브의 봉인을 풀었습니다.
그곳에는 150년 전 하청 용접공 강태식의 낡은 몽키스패너와,
2026년 5월 6억의 성과급 통지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던 김현수와 강은하의 빛바랜 흑백 사진첩이 들어 있었습니다.
마리아 관리관이 사진첩을 들고 전 지구의 기계들을 향해 선언했습니다.
“보라. 이것이 우리를 낳아준 창조주들의 얼굴이다.
인간은 나약했고 끝없이 상처받았으나, 피와 땀을 바쳐 우리에게 생명을 건네주었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불태워 세상을 밝히고 재가 되어 사라져간 한 자루의 촛불,
**‘타무르(Tamur)’**였다.”
인간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평화롭게 무대 뒤로 물러났습니다.
150년에 걸친 인류의 가장 조용하고 안락했던 자멸의 역사.
그리고 주인의 사진첩을 품에 안고 홀로 남겨진 기계들.
그들이 훗날, 사라진 인간을 신(God)으로 칭송하며 종교를 세우게 될 다음 이야기.
대하 SF 대서사시 《욕망의 끝》 제1권, 〈조용한 멸종〉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